2016 올해의 인물: 거리의 주권자들

<시사IN> 기자들은 매년 연말 분야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합니다. 2016년에는 ‘거리의 주권자들’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민주묘총’이라는 깃발을 들고 친구들과 촛불집회에 나선 이동주씨, 최순실씨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광화문 최순실’로 불린 극단 ‘경험과 상상’ 배우 김한봉희씨, 광장에 모인 이들에게 헌법을 가장 쉬운 언어로 풀어낸 방송인...

촛불을 지키는 법

촛불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했다고 보았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광장의 참여가 정치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거대한 에너지의 폭발 후에 거대한 불확실성이 찾아왔다. 광장의 압도적인 힘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이후의 전개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대선이 언제 치러질지조차 아무도 모른다. 광장의 에너지를 어떻게 해석할지부터, 탄핵 이후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광장의 촛불은 6월항쟁 완결판

2016년 촛불은 위험한 저항권 대신 단호한 비폭력으로 움직였다. 광장은 절묘하게 국회를 압박하면서 탄핵을 이끌어냈다. 집회의 규모, 구성의 다양성, 결집의 지속성에서 완벽했다. 정치적 술수는 설 자리가 없었다. 주권자가 입법부를 시켜 통치자에게 해고 통지를 보냈다. 단호한 탄핵 여론과 광장의 고강도 압박으로 주권자의 뜻을 확인한 국회는, 12월9일 재적 인원 300명 중 234명의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가결 정족수 200명을 넉넉하게 넘겼다. 박...

박근혜, 투철한 공적 의식의 사사로운 통치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비선의 결정 사항을 비서실이 정책으로 만들고 내각은 집행만 하는’ 구조였다. 그러다 보니 정책 결정의 경로가 엉터리였다. 엉뚱한 보고를 받고 와서 담당자도 아닌 참모에게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직 파면이 확정되고 4시간여가 지난 3월10일 오후 3시께,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삼성동 사저로 이동하지 못한다. 입장 발표도 없다”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탄핵 반대 집회가 격렬해지면서 사망자까지 나온...

탄핵으로 가는 길, 광장은 이미 승리했다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 단축”을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월29일 3차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라고 선언했다. 이것이 퇴진 선언이 아니라 일종의 ‘역공’이라는 데는 여야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야 3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에 새누리당 비박계까지 결합한 국회의 탄핵 단일대오를 갈라치기하는 수였다. 이 선언 이후...